넷마블채용 #. A씨는 지난 5월 SNS를 하다 광고를 보고 한 사이트에서 15만7000원을 결제했다. 그러나 실제로 결제된 금액은 159만4747원이었다. A씨는 결제 취소를 요청했지만 해당 사이트는 이미 상품이 배송됐다는 메일 답변만 보내왔다.
알로·스투시 등 유명 의류 브랜드를 사칭한 가짜 온라인 사이트에서 상품을 구입했다 피해를 당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유명 의류 브랜드 사칭 관련 소비자 상담이 모두 137건 접수됐다고 5일 밝혔다.
접속 경로가 확인된 112건 중 93.7%(105건)은 인스타그램 등 SNS 할인 광고를 통한 것이었다. 알로·스투시·우영미 등 유명 브랜드를 사칭한 이들 사기 사이트는 해외에서운영되고 있었는데, 브랜드 상품을 지나치게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특히 ‘80% 세일’ ‘당일 한정’ ‘무료배송’ 등의 표현으로 구매를 유도한 뒤 소비자가 환불을 요청해도 대응하지 않거나 제품을 배송하지 않은 채 연락을 끊는 수법을 썼다.
사기 사이트들은 공식 홈페이지 브랜드 로고와 메인화면 구성, 상품 소개를 그대로 사용했다. 또 브랜드명과 ‘vip’ ‘sale’ 등의 단어를 조합한 사이트 주소를 만들고 주소 끝자리에 ‘shop’ ‘top’ ‘online’ ‘store’ 등의 단어를 사용해 소비자를 유인했다.
소비자원은 “SNS 광고를 통하거나 처음 접한 해외 쇼핑몰이라면 공식 홈페이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브랜드명과 특정 단어가 조합된 사이트들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외쇼핑몰을 이용할 때는 피해 발생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는 ‘차지백’ 서비스 신청이 가능한 신용카드를 사용해야 한다고 소비자원은 당부했다. 차지백 서비스는 해외거래 소비자가 사기 의심, 미배송, 환불 미이행 등의 사유가 있을 때 구입일로부터 120일 또는 180일 이내에 신용카드사에 거래 취소 요청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번에 문제가 된 사기 사이트는 국제거래 소비자포털과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역대 최악의 가뭄을 이어가고 있는 강원 강릉시가 4일부터 관내 모든 공공 체육시설을 폐쇄하기로 했다.
예정된 대회도 대부분 취소하거나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심각한 용수 부족 상황을 고려해 운동 후 샤워로 인한 물 사용까지 차단하는 긴급 대응에 나선 것이다.
강릉시 주민들은 “가뭄 때문에 지역 경제가 외환위기 시절보다 더 침체될 것 같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강릉시는 강릉종합운동장, 강남체육공원 내 운동 시설을 비롯해 강릉시체육회에 위탁해 운영 중인 파크골프장, 테니스장 등 30여개 공공 체육시설을 잠정 폐쇄한다고 이날 밝혔다.
다만 일정상 연기 또는 취소가 어려운 훈련 등 전문 체육활동과 프로축구는 시설 사용 사전협의를 거쳐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경기 관람에 따른 화장실·세면대 등 부대시설 이용은 제한된다.
강릉시가 일상적인 체육활동까지 막는 등 강도 높은 제한조치에 나선 이유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계속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수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시간제·격일제 급수가 불가피하다. 시민들의 불편함도 더 커질 우려가 있다.
박상우 강릉시 체육시설사업소장은 “향후 가뭄 상황이 완화되면 단계적으로 공공 체육시설을 재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육활동뿐만 아니라 문화행사도 연기 또는 취소되고 있다. 강원관광재단은 6일 강릉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경포 트레일런’ 행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지난 1일 개최 예정이던 ‘시 승격 70주년 강릉시민의 날 기념행사’ 역시 무기한 연기됐다. 오는 9일 열릴 예정이었던 ‘2025 강릉 커피배 전국시니어테니스대회’도 취소됐다.
공공 숙박시설도 잇따라 문을 닫았다. ‘강릉 오죽 한옥마을’은 5일부터 14일까지 임시 폐쇄하기로 했다. 강릉관광개발공사에서 운영하는 임해자연휴양림과 바다내음캠핑장의 숙박시설도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운영을 중단한다.
강릉 안목해변 인근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최만집씨(64)는 “최근 예약 취소가 이어지고 주말에도 손님이 별로 없다”며 “매출이 40%가량 줄어든 상황에서 가뭄이 장기화해 시간제·격일제 급수가 시행되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강릉시는 도심을 관통하는 남대천 일원에 추가용수 개발작업에 착수했다. 남대천 지역에 지하수관정(지하수를 끌어올리기 위한 일종의 우물)을 만들어 원수를 확보하는 한편 양수펌프장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지하수 대형관정 5공과 양수 펌프장 1곳을 설치해 하루 2500t의 상수 원수를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현재 대형관정은 5공 가운데 4공이 완료됐다. 양수 펌프장은 토공 작업이 진행 중이다.
여기에 롯데시네마 인근에서 나오는 지하수(5000t) 등 보조 수원과 구산보, 연곡정수장의 물을 활용하면 하루 3만~4만여t의 생활용수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급수지원에도 불구하고,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3.4%로, 전날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
사람을 셀 때는 ‘명’, 동물을 셀 때는 ‘마리’라고 쓰는 것이 우리말의 통례다. 언어습관이지만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위계의 시작이기도 하다. 동물권 운동가들은 이런 일상 언어에 내재한 종 차별적 요소를 바꾸려고 노력한다. 물론 여기서부터 논쟁은 뜨거워진다.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위계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 즉 인간과 동물에 대한 차별적 언어습관은 처음부터 자연스럽다는 논리에 다수는 수긍할 것이다. 하지만 이 논쟁의 본질은 옳고 그름을 가르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어떤 가치에 관한 대화이고, 생각의 지평을 확장하자는 제안이다.
동물권 입장에서는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 언어가 대상에 대한 화자의 태도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상정한다. 전통적으로 ‘마리’는 동물을 객체화해 세는 말이다. 실제로 ‘마리’라는 단어는 도축한 짐승의 ‘머리’에서 비롯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에 짐승의 머리는 두(頭)당 얼마로 거래되는 고깃덩어리였고, 결국 언젠가는 고기가 될 개체로서 헤아려졌다. 이런 유래를 알고 나면 살아 숨 쉬는 생명체이자 또는 누군가의 가족이기도 한 동물에게 ‘마리’라는 말을 붙이는 것이 고통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명’이라는 글자를 사람의 ‘이름 명(名)’이 아니라 모든 생명에게 두루 쓰이는 ‘목숨 명(命)’으로 해석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동물을 바라보는 우리의 전통적인 철학적 담론에 이미 균열이 일고 있다는 표징이다.
생태철학은 인간을 자연의 지배자가 아닌 생태계의 한 구성원으로 바라본다. 여기서 출발하면 언어 역시 인간 중심적 세계관을 넘어, 다른 존재들과 연대를 표현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 동물을 ‘마리’로 세고, 동물의 신체를 주둥이(입), 모가지(목)처럼 낮춰 부르는 표현 등에는 인간이 자연계에서 우월적 지위를 차지한다는 암묵적 전제가 깔려 있다. 생태철학자들은 이런 언어 쓰임이 인간의 다른 존재들에 대한 지배와 억압을 정당화하는 데 이바지해왔다고 비판한다.
‘명’과 ‘마리’의 구분은 인간과 다른 생명을 완전하게 구분 짓는 경계선과 같다. 이를 녹여내어 포용적 언어로 전환하는 일은 인간이 자연의 일부임을 받아들이는 태도와 맞닿아 있다. 생태철학 관점에서는 동물을 향한 ‘명’과 같은 호칭이 인간중심주의를 거부하고 생명 전체의 연대성을 표현하는 데 부합한다고 볼 수 있겠다. 결과적으로 언어로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재구성하려는 노력 자체가 생태철학의 가치와 맞물려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철학적 배경과 가치 지향에도 동물을 ‘명’으로 호명하는 것에 대한 반발은 당연해 보인다. 보수주의적 관점을 넘어 실용적 어려움을 이유로 논쟁의 장에서 된서리를 맞을 수도 있다. 결국 이 논쟁은 언어와 사고의 관계, 윤리의 범위, 사회운동의 방법론이라는 세 층위가 겹쳐 있는 복합적 문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통의 목표에 대한 확신, 즉 동물의 고통을 줄이고 인간과 다른 종이 보다 조화롭게 공존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에 대한 동의와 연대다. 언어를 변화시키는 것은 하나의 수단이다. 그 수단을 통해 우리는 더 많은 가능성을 마주할 수 있다. 언어는 사회 변혁의 가장 기초적인 기준점 중 하나다.
나는 종종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임성한 작가의 세계관에서 튀어나온 인물들 같다는 생각을 해왔다. 영화 <신명>에서도 과장되게 묘사한 미신에 대한 그들의 믿음에선 빙의 된 인물의 눈에서 레이저가 나가던 SBS <신기생뎐>과 유체이탈이 벌어지던 MBC <오로라 공주>의 향기가 나며, 윤석열의 음식과 미식에 대한 집착은 역시 돼지고기 양배추 찌개 레시피를 줄줄 외던 MBC <인어아가씨>의 아리영(장서희)의 모습을 비롯해 각종 요리 이름과 조리법이 생활 정보 수준으로 난무하던 여러 작품들을 연상케 하고, 무엇보다 매 순간 이해할 수 없는 판단과 선택을 하면서도 더없이 당당하다는 면에서 수많은 임성한 막장극 인물들의 얼굴이 겹쳐진다. 그리고 최근, 내란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석열이 속옷 바람으로 버티며 체포영장을 두 번이나 거부했다는 소식을 들으며 반사적으로 당대의 ‘짤’이 되었던 임성한 드라마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2007년작 MBC <아현동 마님>에서 남주인공 부길라(김민성)가 상의를 벗고 책을 읽거나 방을 배회하던 장면. 딱히 개연성도 없거니와 타 드라마에서처럼 ‘몸짱’ 배우의 근육을 과시하는 것과도 전혀 결이 달랐기에 더더욱 강한 인상을 남기며 그 자체 유명한 ‘짤’이자 합성의 재료가 되었다. 윤석열도 2차 체포영장 거부 당시 속옷 차림으로 책을 읽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극 중 부길라의 직업은 검사. 임성한 작가여, 당신은 대체 어디까지 내다보신 겁니까.
물론 부길라의 속옷 바람과 윤석열과의 유사성은 우연이다. 시답잖은 농담의 소재일 뿐이다. 하지만 윤석열과 김건희가 자신들의 삶에서 드러내는 미감이 임성한 막장 드라마의 미감과 대동소이한 건 우연이 아니다. 가령 어떤 종류의 세련된 이미지를 추구하는 김건희의 과시적이고 과잉된 자기 연출은 매우 세련된 50대로 등장하는 <오로라 공주> 황시몽(김보연)이 ‘라비앵로즈’를 부르고 승마로 몸매를 유지하는 것처럼 핍진함 없이 그저 화려하기만 한 설정들이 무작위로 중첩되어 있다. 드라마에서 자주 헤이즐넛으로 상위 중산층의 부와 교양을 표상하던 임성한의 미적 감각이 촌스럽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인물의 생애사 맥락 안에서 미적 취향을 개발하고 실천하는 대신, 소위 ‘추구미’라 할 만한 코드화된 자아를 수행할 때 어색하고 때로 민망하다는 걸 지적하려는 것이다. 캄보디아에서 오드리 헵번을 노골적으로 흉내 낸 김건희의 작위적 사진 촬영처럼. 그런 추물을 세상에 당당히 공개할 수 있으려면, 자기 세계에 대한 고집을 넘어 불통에 가까운 아집에 빠져야 한다. 막장 드라마의 대가 임성한의 악명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암에 대해, 동성애자의 성적 지향에 대해, 뭐 하나 제대로 된 앎 없이도 당당하게 “암세포도 생명인데, 내가 죽이려고 생각하면 그것을 암세포도 알 것 같다. 내가 잘못 생활해서 생긴 암세포인데 죽이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대사를 쓸 만큼 뻔뻔해야, 웃통을 벗은 부길라나 여배우들이 대머리 분장을 하고 원더걸스의 ‘Tell me’ 춤을 추는 장면을 시청자에게 내던질 수 있다. 충격과 고통은 보는 이들의 몫이다.
그럼에도 임성한이 욕을 먹는 와중에 시청률만큼은 착실히 챙겼다는 사실은 속옷 차림으로 뻔대는 윤석열의 추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느냐는 문제의식으로 이어진다. 드라마에서 황당한 전개와 몰상식한 말과 행동이 등장해 부정적으로 화제가 될수록, 상위 중산층에 편입되는 것이 지고의 가치가 되고 그것을 기준으로 이런저런 차별이 정당화되는 임성한의 속물적(이지만 많은 이들의 욕망을 자극하며 시청률을 끌어들인) 세계관에 대한 진지한 비평적 질문은 사라진다. 윤석열의 속옷 차림도 마찬가지다. 그 뻔뻔하고 외설적인 모습이 오르내릴수록, 그가 대통령 시절 벌이려 했던 친위 쿠데타의 심각성은 의도치 않게 희석된다. 윤석열과 김용현이 허술해서 쿠데타에 실패했다는 건 일부 진실일지라도, 지난해 12월 3일 밤의 사건을 변덕스러운 작가의 1화짜리 칠칠치 못한 소동극으로 비웃을 일은 결코 아니다. 막장 드라마의 가장 위험하고 교활한 점은, 특유의 뻔뻔함과 외설적 태도가 일종의 장르적 특성으로 허용된다는 것이다. 욕하면서 보거나 보면서 욕한다는 사실이 마치 벌을 통해 죄 사함을 받는 것처럼. 그럼에도 마음에 안 들면 안 보면 그만일 뿐인 선택의 문제가 되고, 옳고 그름의 문제는 취향과 참을성의 문제로 축소된다. 앞서 진지한 비평적 질문이 사라진다고 했지만, 정확히는 차단된다. 임성한 드라마의 본질적 해악을 다루려는 시도는 이미 비웃음을 사고 있는 부길라의 노출된 젖꼭지에 대한 ‘진지충’의 과도하고 뒤늦은 윤리적 비난으로 곡해된다. 이것이 정확히 현재 국민의힘이 윤석열의 속옷 바람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내란 시도라는 본질적 해악에 대한 수사와 처벌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회피한 채, 전직 대통령 속옷 차림 여부를 공개해 창피를 주는 게 맞느냐는 외설적 갈등으로 몰아가며 정권과 여당의 관용 여부를 문제 삼는 것.
최근 국회에서 여당이 한복을 입고 오자, ‘근조 의회 민주주의’라는 구호와 상복으로 대응한 국민의힘 반응은 그래서 MBC <압구정 백야> 1화에서 주인공 백야(박하나)가 비구니 코스프레를 하고 클럽에 출입하려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그들의 상복도 코스프레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클럽에 들어가 비구니 복장으로 주목을 끈 뒤 곧장 의상을 벗어던지고 몸에 짝 붙는 짧은 원피스를 입고 무대 위에서 몸을 흔들어 분위기를 뜨겁게 만드는 것이 백야의 계획이다. 백야의, 더 정확히는 임성한의 이 망상은 실현되진 않지만, 그의 상상 신으로 시청자에게 서비스된다. 즉 비구니 코스프레의 우스꽝스러움은 바로 그 우스꽝스러움으로 실제 벌어진 선정적 사건에 대해 시침 뚝 떼기 위한 알리바이가 된다. 마찬가지로 국민의힘이 상복을 입고 국회에 나왔다고 해서 누구도 그들이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진정한 추모를 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상복이 추모의 의미가 되느냐는 것이 아니라, 상복의 우스꽝스러움으로 국회에서 그들이 벌일 협잡을 가리는 것이다. 중앙일보의 ‘협치 사라진 국회, 코미디 같은 드레스 코드 싸움’이라는 사설은 정확히 여기에 호응해준다. “코미디 같은 정쟁 퍼포먼스만 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면서 “정기국회 첫날 상복을 입은 국민의힘의 태도는 국민에 대한 예의에서 한참 벗어났”지만 “지난 몇 달간 독주를 일삼으며 야당을 극단으로 몰고 간 여당과 정부” 역시 “혁명기에 완장 차고 설치는 세력을 방불케 한다”는 게 중앙일보의 논지다. 국회에서 여전히 100석 이상을 차지하는 세력이 친위 쿠데타에 대한 반성도 없고 정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는 끔찍한 진실의 무게에 대해 질문하는 대신, 상복 코스프레의 민망함에 대해 호통치는 것이야말로 보수 언론과 우파 정치 세력의 협잡인 셈이다.
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와 정치혐오의 메커니즘은 매우 닮았다. 정치가 막장 드라마라는 흔한 비난을 하려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 흔한 비난이 바로 정확히 막장 드라마와 특정 정치 세력이 바라는 것임을 말하려는 것이다. 손가락질 하며 볼 수 있는 외설적 순간들을 상영하며 스스로를 냉소의 대상으로 삼는 방식으로, 그들은 자신들의 존재 자체를 의문시하는 질문이나 뜨거운 분노를 회피할 수 있다. 우리를 냉소적 관찰자의 자리에 위치시키며. 부길라의 속옷 차림에 대한 비웃음은 임성한 월드의 천박함에 대해 아무런 생채기도 내지 못한다. 볼썽사나움에 대한 진정한 거부란, 보기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공연되고 상영되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윤석열이 구치소에서 보이는 추잡한 존재미학은 창피함이나 민망함의 차원이 아닌 애초에 세상에서 용납되지 않고 사라져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처참한 미감으로부터 우리 삶을 지켜내는 방법이다. 이 와중에 임성한이 메디컬 드라마로 복귀한다는 사실이 그 누구에게도 그릇된 미학적 영감을 주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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