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석유화학업계 구조 개편안 마감 시한을 올해로 못 박았다. 정유사와 석유화학사 간 수직 통합 등 그동안 업계에서 논의되던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국내 업계가 위기에 처한 근본적 이유는 중국발 공급 과잉과 세계 시장 수요 둔화도 있지만 업계 스스로 단기적 수익에 집중해 설비를 꾸준히 늘려온 탓이 크다.
석유화학산업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기업들은 한국 기업들이 치고 올라가자 설비를 줄였지만, 우리는 중국이 치고 올라올 때 줄이지 않고 늘렸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산 나프타·원유가 제재를 받는 가운데 중국이 러시아산을 저렴하게 수급해 내수로 쓰고 남는 건 해외에 내다 팔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주로 ‘산업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를 분해시설(NCC)에 투입해 에틸렌·프로필렌 등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 NCC 설비는 3대 석유화학 산업단지로 불리는 여수에 4곳, 대산에 4곳, 울산에 2곳 등 총 10곳이 존재한다.
국내 에틸렌 생산 능력은 연간 약 1300만t으로, 중국(5130만t)·미국(4640만t)·사우디아라비아(1760만t)에 이어 4위 수준이다. 여기에 내년 말 시운전을 목표로 건설 중인 에쓰오일의 샤힌프로젝트를 포함하면 약 1470만t에 달한다. 중국과 중동 등 해외에서 저가 제품들이 밀려오고 있는데 국내 업체 간 경쟁까지 심화하는 것이다.
정부가 이날 자율 협약을 요구하며 밝힌 270만∼370만t 규모 NCC 감축은 국내 수요를 넘어서는 부분까지는 가능한 줄이자는 취지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어느 기업이 어떤 설비를 얼마나 줄일지는 기업들이 사업재편 계획을 내면서 만들어가야 할 부분”이라며 “정부가 어느 곳이 얼마나 줄여야 한다고 사전에 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나프타를 생산하는 정유사와의 수직 통합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수직 통합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NCC 생산 능력을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대산 산업단지에서 롯데케미칼과 HD현대가 NCC 설비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 방식으로는 롯데케미칼이 대산단지에 보유한 설비를 HD현대케미칼로 넘기고, HD현대오일뱅크가 현금 혹은 현물을 추가 출자하는 등의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여수 산업단지에 있는 GS칼텍스와 LG화학, 롯데케미칼 간 통합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최대 370만t이라는 감축 목표를 맞추기 위해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여수단지에서 유의미한 수준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전기료 감면 등 구체적인 지원책을 기대했던 업계에서는 ‘자구 노력이 먼저고, 지원은 그 다음’이라는 정부 원칙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정부에 전기료 감면이나 세제 지원 같은 구체적인 내용을 요구해왔다”며 “지원책을 보고 움직이려고 했던 기업들은 아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날 협약식에서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지금 석유화학산업은 사는 길을 선택할 것인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갈 것인가 갈림길에 서 있다”며 “살고자 한다면, 그 길은 과감한 구조 개편뿐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다. 신속한 구조 개편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의 핵심 쟁점인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을 둘러싸고 유럽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미국이 지상군 파병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하며 사실상 공을 유럽에 넘겼지만 유럽 각국의 이해가 엇갈리면서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32개국 군 수뇌부는 전날 화상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 방안을 논의했다. 이탈리아 제독인 주세페 카보 드라고네 나토 군사위원장은 회의 후 엑스에 “솔직하고 건설적인 논의가 있었다”면서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회의는 미군 장성인 알렉서스 그린케위치 나토 유럽동맹 최고사령관과 유럽 주요국 군 지도부가 주도했다. 우크라이나의 유럽 동맹국들은 전쟁 종식 후 체결될 평화협정을 지탱하기 위해 다국적군 창설을 모색하고 있는데 이는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의지의 연합’이 그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실제 파병 병력의 임무와 역할은 여전히 논의 중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유럽 국가들이 루마니아 내 나토 공군기지에 최신예 F-35 전투기를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러시아의 재침공을 억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또 영국은 우크라이나 서부에 타이푼 전투기와 3000~5000명 규모의 여단을 파견해 우크라이나군을 훈련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며 프랑스도 파병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방송 채널 LCI와 인터뷰에서 “영국, 프랑스, 독일, 튀르키예 등이 전선이 아닌 후방에서 도발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공중·해상·지상에서 ‘재보증 작전’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재보증 작전은 직접 전투에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우크라이나에 안전 보장 메시지를 전달하고 러시아의 추가 공세를 억지하려는 성격의 군사 활동을 의미한다.
그러나 유럽 내부에서는 입장 차가 뚜렷하다. 폴리티코는 “마크롱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글로벌 안보 현안에서 영향력을 보여주려 하지만 국내 정치적 입지 약화와 경제적 부담을 고려할 때 실제 파병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독일도 신중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독일군 해외 파병은 연방하원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며 절차적 제약을 강조했다. 메르츠 총리가 연방하원에서 두 차례 표결 끝에 가까스로 선출된 만큼 정치적 부담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유럽 육군 최강국인 폴란드 역시 자국 방어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로 파병에 소극적이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미 파병 불가 뜻을 분명히 밝혔으며, 대규모 병력을 보유한 튀르키예의 참여 가능성도 방위비 분담 문제와 그리스의 반발이라는 걸림돌에 직면해 있다.
미국의 태도는 점점 더 유럽에 부담을 전가하는 모양새다.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유럽군 지도자들과의 회의에서 미국은 “최소한의 역할”만 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럽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과거 우크라이나 지원을 일시 동결한 전력도 있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도 이날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에서 유럽이 더 큰 부담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0일 “러시아를 배제한 채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을 논의하는 것은 허상에 불과하다”며 “중국, 미국, 영국, 프랑스 등과 동등한 조건에서 논의될 때만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러시아와 중국 모두가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유럽과 우크라이나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다.
8년 전쯤 한국 사회에는 낯선 단어가 대유행했다. 이름하여 ‘4차 산업혁명’. 정보기술(IT) 주도의 인터넷 같은 ‘3차 산업혁명’ 이후 애플 아이폰발 ‘스마트 혁명’과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등을 뭉뚱그린 낱말이었다. 전문가들은 물론 정책 당국자고, 언론이고 다들 4차 산업혁명을 입에 달고 다녔다.
2017년 5월 어느 날 우린 <경향포럼> 준비차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로 달려갔다. 구글, 애플, 테슬라 같은 선구자들이 즐비한 현장에서 대체 4차 산업혁명이 뭔지, 그 단초라도 엿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거기서도 4차 산업혁명은 여전히 ‘봄날 아지랑이’처럼 보일 듯 말 듯 했다. 왜 그랬을까. 우리 렌즈가 비뚤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선 누굴 만나든 줄곧 들리는 단어가 따로 있었다. 바로 ‘인공지능(AI)’이었다. 우린 그때까지도 그걸 그냥 4차 산업혁명의 한 부품 정도로 여겼다. 심지어 지금은 ‘AI의 본진’이 된 엔비디아 본사도 찾아갔지만, 그땐 실체를 알아채긴 일렀고, 지극히 무지했다.
우린 자율주행차니 휴머노이드니 하는 드러난 ‘겉모습’에 꽂혀 있었다. 지극히 하드웨어적인 사고방식의 한계다. 그걸 가능케 하는 본질인 AI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했다.
뒤돌아보면 어제오늘이 아니다. 2009년을 전후한 스마트 혁명 때도 비싼 수업료를 톡톡히 치렀다. 스마트폰 같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그걸 구동케 하는 운영체제(OS), 즉 소프트웨어의 힘에 짓눌리지 않았던가. 구글 안드로이드, 애플 iOS에 휘둘렸듯 이번에는 또 AI에 주도권을 빼앗겨 끌려다니지나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이번엔 네이버, LG 등이 일찌감치 분투하고 있으나 까딱하다간 ‘미제 AI’에 또 지배당할 수 있다.
정부 대책이라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개를 확보해주겠다”는 숫자놀음 위주 같다. 비교컨대,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모범해법을 보여줬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 아래 고성능 GPU 없이도 챗GPT에 버금가는 AI 추론모델 ‘R1’을 내놨다.
이런 딥시크 충격의 본질을 잘 간파해야 한다. 핵심은 하드웨어 장비 숫자나 크기가 아니다. 외양만 좇다간 AI 시대엔 지붕 위에 올라선 ‘두 마리 닭’(미·중)을 올려다만 봐야 할 수도 있다.
최근 5000 대 1 축척의 고정밀 한국 지도를 구글 등 해외 기업에 반출할지로 여론이 뜨겁다. 국가안보나, 국내 관련 기업들 충격을 걱정하면 마땅히 반대할 일이다.
2009년 8월 한국토지공사 산하 토지박물관이 일제의 항일의병 진압작전(1907~1909년 즈음)을 기록한 <진중일지(陣中日誌)>를 공개한 적 있다. 이 문서에는 5만 대 1 축척의 당시로선 ‘고정밀 지도’ 25장이 첨부돼 있다. 앞서 약 30년 전부터 몰래 조선 측량에 나선 일제는 바위가 어디 있는지까지 지형지물을 표기했고, 이를 토대로 의병을 토끼몰이해 토벌하고 말았다. 위기 때는 지리정보에 국민의 목숨이 왔다 갔다 한다.
그러나 ‘국부 유출’ ‘데이터 주권’ 같은 애국심에만 호소해선 일을 그르칠 위험도 따른다. 길게 볼 때, 산업 활성화와 신기술 도입을 가로막지 않는 게 결국엔 더 이로운 것은 아닌지 짚어보자.
구글, 애플 등이 고도화된 지리정보 관련 자율주행이나 드론배송 같은 서비스를 할 경우 국내 스타트업·벤처 등에 기회의 장이 열릴 수 있을 것인가 따져야 한다. “아직 우버 같은 서비스도 제대로 안 되고, 일본이 아니라 우리가 갈라파고스화를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하는 소비자들 비판이 적잖다.
국내 산업 보호가 네이버나 카카오, 티맵 같은 일부 ‘대기업 지갑 지키기’로 변질돼서도 안 된다. 이번 이재명 정부의 요직에 네이버 출신들이 더러 있어 유념할 부분이다.
이번 논란은 간단하다. ‘국가적 비용’과 ‘사회적 편익’을 비교, 형량하면 된다. 다음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수도 있다. 우리도 마땅히 굵직한 걸 챙겨야 한다.
<미스터 션샤인>의 유진 초이는 “빼앗기면 되찾을 수 있으나 내어주면 되돌릴 수 없으니, 빼앗길지언정 내어주지는 마시오”라고 했다. 그저 내어줘선 안 된다. 여차하면 되돌리는 조건을 꼭 내걸기 바란다. ‘최소한의 예의’, 즉 지도 서버를 국내에 두는 등 구글 측의 투자나 세금 납부 등을 선결조건으로 세워야겠다.
그럼에도 관성적 애국심 타령이나 ‘국산 장려운동’은 스스로를 우물 안에 가두는 격일 수 있다. ‘국부’는 시민들이 최대한, 제대로 향유해야 참가치가 있는 법이다.
보통 구치소에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은 여러 명이 함께 쓰는 혼거실에 가둔다. 독방 수용이 원칙이지만, 공간이 태부족해 단칸방에서 부대끼며 뜨거운 여름을 나는 곳도 있다. 서울구치소가 그렇다. 수용률이 무려 150%가 넘는다. 6명 1개 거실 원칙도 못 지켜 9명이 열대야에 칼잠을 자며 버틴다는 얘기다. 재벌총수나 정치인, 전직 대통령처럼 잘나가는 사람, 소위 ‘범털’만 독방의 특혜를 누린다. 윤석열과 김건희가 그렇다. 이것만 봐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은 아니다. 찜통 같은 혼거실에서 벗어나 천국 같은 독방으로 가려고 뒷돈을 주는 독방 거래의 비리까지 생겼다.
독방 특혜를 제공한 이유는 언뜻 수긍할 만하다. 신변 안전과 시설 내 질서 유지를 위한 조치다. 나라를 말아먹은 대역죄인에 대한 분노 수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용자들의 공격 대상이 될 우려가 있어서다.
구치소에 수용된 윤석열을 접견한 어느 변호사는 그의 독방을 “생지옥”이라고 표현했다. 쭈그리고 앉아 간신히 식사하고, 누우면 꼼짝달싹할 수 없는 협소한 공간이어서 처참하단다. 5~6명이 기거하는 방을 개조한 독방이라는데, 그야말로 배부른 소리다. 2평 독방이 생지옥이면 혼거실은 뭐라 불러야 할까.
그동안 교정시설이 개선되고 교정 처우도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과밀화는 해소되지 않았다. 정원대로 수용해도 심각한 인권침해인데 2~3명을 초과한 혼거실이야말로 사람 살 곳이라고 보기 어렵다. 시설 노후화와 과밀화라는 점에서 생지옥이라고 했다면 맞는 말이었을 게다. 윤석열의 독방은 과밀화 때문에 역대 전직 대통령이 갇힌 방에 비해 좁다고 하는데, 본인 탓이기도 하다.
그의 재임 시기에 교정시설은 폭발적으로 과밀화됐다. 하루 평균 교정시설 수용 현황을 보면, 2023년에 5만6577명이었고 2024년 8월에는 6만2366명으로 폭증했다. 올해 7월은 6만4157명이다. 과밀도는 2024년 124.3%로 증가했고 지금은 더 악화했다. 교정 예산도 거의 동결 상태니까 에어컨은커녕 선풍기조차 맘대로 켜지 못하고, 샤워도 자주 못하는 상황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독방 논란으로 구치소 수용 환경이 관심을 끌었으니 이참에 과밀화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국회의원 시절에 교정청 독립과 수형자 인권 등 교정 정책에 관심이 많았다. 교정시설 노후화와 과밀화를 해결하고, 수용자 인권 수준을 높일 좋은 기회다.
헌법에 보장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하는 열악한 수용 환경은 죄지은 자라고 응당 감내해야 할 것은 아니다. 자유형은 수형자의 자유 박탈로 고통을 주는 형벌이다. 구치소에 갇힌 자도 마찬가지다. 국가가 먹고 자고 치료받는 것에서 “인간으로서 기본 욕구에 따른 생활조차 어렵게” 할 권한은 없다. 대법원이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한 이유다.
내가 낸 세금으로 먹이고 재워주고 치료도 해주냐는 비난이 거세지만, 세금은 그래서 내는 것이다. 범죄자를 가두어 안전을 보장하고, 교화시켜 내보내 재범을 막으면 그만큼 교도소 밖의 시민은 안전하게 살 수 있으므로 그 비용을 내는 것이다.
국가 재정을 쓸 데도 많은데 교도소 신축이냐는 비난도 있고 교도소가 혐오시설이 된 상황이니 당장 수용자의 인원을 줄이는 방안밖에 없다. 서민 범법자가 늘었고, 벌금 미납으로 인한 노역장 유치 건수는 폭증했다. 가난한 자만 감옥에 가는 현실이다. 벌금 미납자의 노역장 유치를 줄이고, 불구속 수사와 재판의 원칙을 지키고, 생계형 범죄자와 고령 수형자 등 가석방을 넓히면 숨통이 조금 트인다. 시민이 불안해하면 이동·주거를 제한하거나 전자발찌를 채워서 내보내면 된다. 2평 독방은 못 주더라도 최소한 법무부 기준인 1인당 2.58㎡라도 맞춰줘야 국가는 배상 책임을 면할 수 있고, 인권국으로서 체면치레는 할 수 있다.
지난 17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마포구 창전동 아파트 사고 현장에서 전동 스쿠터용 배터리팩이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이 배터리팩이 발화 원인인지는 아직 규명하지 못했다. 다만 화재가 커진 요인 중 하나일 것으로 추정하고 정밀 분석을 벌이고 있다.
서울 마포소방서 관계자는 18일 화재 현장 인근에서 취재진과 만나 “전동 스쿠터에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배터리팩이 화재 현장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배터리팩은 리튬 소재 2차전지인 것으로 보인다. 화재로 사망한 모자의 가족인 생존자 A씨(60)는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아들 방에서 충전하던 전기 스쿠터 배터리가 터진 것 같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 17일 오전 8시11분쯤 아파트 14층에서 발생했다. 이 불로 A씨의 부인과 아들이 숨졌고, 아파트 주민 등 16명이 다쳤다. 화재가 일어난 A씨의 집은 전부 불에 탔고, 건물 외벽이 그을리는 등 재산 피해는 1억5318만원으로 추산됐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이날 합동 현장 감식을 벌였다. 서울 소방재난본부 재난조사분석팀, 마포소방서 재난조사팀, 서울경찰청 화재감식팀과 마포경찰서, 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 등 총 15명이 감식에 참여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현장 감식은 4시간여가 지난 오후 2시쯤 끝났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아파트 내 발화 지점이 어디인지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일단 전동 스쿠터 배터리팩이 이번 화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에 따르면 전기 스쿠터 배터리팩이 방 내부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소방 관계자는 “(이 배터리팩이) 화재의 원인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한 뒤 결과를 공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감식을 통해 얻은 증거물과 정황 등을 분석하는 절차가 남아 있어 확실한 결과 공표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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