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트 공명당의 연정 이탈로 정권 유지에 빨간불이 들어왔던 자민당이 일본유신회와 새로운 연정을 이루기 위한 정책 협의를 시작했다. 자민당 총재로 선출되고도 총리 지명이 불투명했던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가 총리 지명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교도통신은 일본유신회가 16일 오전 중의원(하원), 참의원(상원) 양원 의원총회를 열고 자민당과의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정책협의 방침을 승인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유신회와 자민당의 연정 구성 관련 첫 정책협의가 이날 오후 진행됐다.
다카이치 총재는 전날인 15일 요시무라 히로후미 유신회 대표와 회담을 열고, 이날부터 연정 구성 관련 정책 협의를 시작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양당은 21일로 예상되는 총리 지명 선거 직전인 20일을 시한으로 두고 정책 협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교도통신은 유신회가 이날 오전 개최한 의원 총회에서는 자민당과 정책 협의를 찬성하는 목소리가 다수였고, 연정 참여에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는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후지타 후미타케 유신회 공동대표는 의원총회 후 기자들에게 자민당과의 협의 내용에 대해 “단기적인 경제대책과 정치개혁, 구조개혁, 중장기적인 국가관 등을 포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신회는 정책 협의가 마무리되면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후임을 정하는 총리 지명 선거에서 다카이치 총재에게 투표할 방침이다. 아사히신문은 중의원 전체 의석 465석 가운데 자민당 196석과 일본유신회 35석을 합하면 다카이치 총재가 총리에 지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이날 보도했다. 과반인 233석에 근접한 231석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이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148석)과 국민민주당(27석)에 공명당(24석)까지 합해도 199석에 그친다.
자민당이 유신회와 연정을 이룰 경우 일본의 우경화 흐름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1999년 이후 26년 동안 자민당과 연정을 이뤄왔던 공명당이 비교적 온건한 보수 성향이었던 것에 비해 유신회는 보수 성향이 한층 강한 정당이다.
양당은 앞으로 정책협의에서 오사카 부수도 지정, 사회보장제도 개혁, 기업·단체 헌금(후원금) 규제 등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사카에 기반을 둔 유신회는 오사카를 부수도로 지정해 수도권 재해 발생 시 수도 기능을 대체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아사히신문은 요시무라 대표가 기자들에게 “부수도 구상과 사회보장제도 개혁은 (연립 진입에서) 절대 조건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도쿄신문은 이날 자민당과 유신회가 빠른 접근을 이뤘으며, 국민민주당은 자민당과 입헌민주당을 두고 저울질 중이라면서 총리 지명 선거에서 다수파가 되기 위한 공작이 고비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공명당 이탈에 따른 연정 붕괴가 10여년 만에 한 번 찾아오는 정권 교체 기회라고 판단하고, 국민민주당과 일본유신회 등에 총리 지명 선거에서 야권이 협력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안보, 원전, 개헌 등 정책에서 차이가 큰 국민민주당과의 협의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앞서 15일 열린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일본유신회 등 야3당의 당수회담 이후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접근을 이루기는 했으나 여전히 이견이 크다”고 말했다.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는 당수회담에서 국민민주당 측이 안보, 에너지, 개헌 정책의 변경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안보, 에너지 분야에서는 양보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원전 재가동 등 에너지 정책에서는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야3당은 16일에도 간사장·국회대책위원장 회담을 열고 논의를 이어갔다. NHK는 입헌민주당이 유신회, 국민민주당뿐 아니라 정책, 이념이 가까운 편인 공명당과의 연계도 모색할 방침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 영화 ■ 파묘(OCN 오후 7시40분) =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과 봉길은 집안 장손들에게 기이한 병이 대물림된다는 의뢰인을 만난다.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챈 화림은 이장을 권한다. 이에 최고의 풍수사 상덕과 장의사 영근이 합류해 묫자리를 살피는데, 그곳은 사람이 절대 묻힐 수 없는 악지였다. 불길한 기운을 느낀 상덕은 이장 제안을 거절하지만, 화림의 설득으로 파묘가 시작된다.
■ 예능 ■ 벌거벗은 세계사(tvN 오후 10시10분) = 빙하에서 사막까지, 지구 어디서든 살아남는 곰팡이가 인류에 미친 영향을 알아본다. 중세 시대, 피부병을 유발하며 집단 사망까지 일으켰던 곰팡이는 부패의 대명사로 인식됐다. 그러나 20세기 초, 곰팡이에서 나온 성분으로 신약을 개발하면서 곰팡이에 대한 평가는 완전히 바뀌게 된다. 현재 곰팡이는 미래 식량과 우주 개발을 위한 소재로 연구된다.
오늘날 고유의 사운드를 가진 오케스트라는 드물다. 20세기 이후 레코딩이 확산되고 음악가들의 국제적 교류가 활발해짐에 따라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점차 동질화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악단들은 개성적인 사운드를 보유하고 있다.
1896년 창단한 중부 유럽의 명문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 그런 희귀한 악단들 중 하나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12월 “베를린필이 화려한 제스처와 완벽한 테크닉을 결합하고, 콘세르트허바우가 정교한 보석의 세련됨을 갖추고 있다면, 체코필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보물과 같다”고 평가했다.
2년 전 내한공연에서 탁월한 음악성과 압도적인 연주력으로 격찬을 받았던 체코필이 오는 28일과 29일 각기 서울 예술의전당과 롯데콘서트홀에서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이번에도 상임 지휘자 겸 음악감독 세묜 비치코프(73)가 함께 한다.
비치코프는 최근 경향신문과 e메일 인터뷰에서 “체코필이 고유의 사운드와 목소리를 지닌 오케스트라의 범주에 속한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 누가 더 낫다는 말이 아니다. 그저 다를 뿐이다. 그러나 그 ‘다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지휘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비치코프는 오케스트라 고유의 소리를 잘 뽑아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위대한 전통과 뚜렷한 정체성을 지닌 오케스트라와 작업할 때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두 가지가 있습니다. 지휘자는 오케스트라에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제시할 뿐 아니라, 자신을 오케스트라의 정체성과 통합시켜야 합니다. 그래야만 눈부신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2017년 당시 상임 지휘자 이르지 벨로홀라베크의 타계 이후 체코필 단원들이 만장일치로 비치코프에게 “우리들의 아버지가 되어달라”고 부탁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후 체코필은 농밀한 보헤미안 사운드와 비치코프의 정교한 해석이 결합된 연주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국에서 발행되는 최고 권위의 클래식 음악 전문지 그라모폰 독자들의 투표를 통해 ‘2024년 올해의 오케스트라’로 선정됐다.
오는 28일에는 체코 작곡가 스메타나(1824~1884)의 교향시 ‘나의 조국’을, 29일에는 체코 작곡가 드보르자크(1841~1904)의 첼로 협주곡(한재민 협연)과 비치코프의 모국인 러시아 작곡가 차이콥스키(1840~1893)의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서구 음악의 형식 속에 러시아의 정서를 표현한 차이콥스키 교향곡은 슬라브 문화와 서유럽 문화의 영향을 모두 받은 체코필과 잘 어울리는 프로그램이다. 비치코프는 “해외 투어에서는 체코필이 지닌 최고의 강점을 보여주는 음악을 연주하려고 한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은 그런 음악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체코의 민족적 정체성이 응축된 ‘나의 조국’은 체코필의 유전자에 깊게 각인된 작품이다. 체코필은 이 작품을 1946년 제1회 프라하의 봄 음악제부터 올해까지 무려 76회에 걸쳐 연주했다. 특히 공연 당일인 28일은 체코가 1918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으로부터 독립한 독립기념일이어서 더욱 뜻깊다.
비치코프는 1952년 당시 소련의 레닌그라드(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으나 예술의 자유를 좇아 1975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1980년대부터는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해왔다.
“저에게 ‘나의 조국’은 러시아입니다. 제가 태어난 곳이죠. 동시에 미국이기도 합니다. 이민을 와서 두번째로 태어난 곳이니까요. 그리고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살아온 프랑스 역시 ‘마 파트리(Ma Patrie)’, 나의 조국입니다. 각 나라는 저마다 고유한 정체성을 지니고 있으며, 우리는 서로 평화롭게 공존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자신의 유산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과 더불어, 역사 속 오점을 인정하고 속죄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스메타나의 음악은 우리에게 그 길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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