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해직, 세 차례 교육감···최교진 교육부장관 내정에 담긴 뜻은?

세 차례 해직, 세 차례 교육감···최교진 교육부장관 내정에 담긴 뜻은?

또또링2 0 2 08.14 18:40
이진숙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지 24일 만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72)이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됐다. 최 내정자의 지명에는 충청권에 뿌리를 둔 교사 출신이고, 지역균형발전 활동을 해온 점이 두루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최 내정자는 13일 지명 직후 기자와 통화에서 “솔직히 (마음이) 무겁고 두려운 느낌이 든다”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에 기대와 열망이 높은 것을 잘 알고 있어, 청문회 잘 준비한 뒤 차분하게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 내정자는 중학교 국어교사 출신의 3선 교육감이다. 충남 보령 출신으로 공주사범대(현 국립공주대)를 나와 충남 지역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 첫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1990년대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장과 수석부위원장을 지냈다. 최 내정자는 교사 재직 시절 세 차례 해직을 당하기도 했다. 2014년 세종시교육감에 당선된 뒤 3선에 성공했다.
교사에서 교육감까지 모두 충청권에서 지낸 점이 최 내정자의 지명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대통령실은 충남대 총장 출신인 이 후보자의 낙마 직후 여성보단 충청권 인사에 방점을 찍어 인사 검증을 준비해왔다. 최근에는 충청권 출신인 참여정부 시절 교육부 인사까지 후보군을 넓혀 인사검증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정부 내각에 충청권 인사가 적다는 비판을 반영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최 내정자의 지명에는 교사 출신을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해달라는 교원단체들의 목소리도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에서 장관 후보자 추천을 받는 과정에서 교원단체들은 줄곧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교사였던 교육부 장관은 5명에 불과하다”며 교사 출신 교육부 장관의 임명을 촉구했다. 교사노조는 논평을 내고 “초·중등교육 전문성을 강조했던 교사노조의 요구에 맞는 정부의 신속한 지명을 환영한다”고 했다.
최 내정자가 초중등 교육 분야에 주로 몸 담았지만, 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을 비롯해 참여정부에서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이나 자치분권전국연대 공동대표 등을 맡은 이력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지역균형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며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 대통령 공약을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정부는 지역거점국립대를 강화해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려는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추진 중이다.
향후 인사청문회 국면에선 음주운전 이력 등을 두고 지적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 내정자는 2003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200만원 처분을 받았다.
대통령 소속 국가교육위원장에는 차정인 전 부산대 총장(64)이 지명됐다. 차 내정자는 검사 출신으로, 30대 초반 검사직을 내려놓고 경남 창원에서 인권 변호사 활동을 했다. 이후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부산대 총장을 역임했다. 이 대통령과는 사법연수원 동기(18기)다. 이 후보자의 낙마 이후 박백범 전 교육부 차관과 함께 차기 교육부 장관 후보로도 물망에 올랐던 인사다.
이재명 정부는 국교위 조직을 키우고 공론화 기능을 강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 정책의 사회적 합의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국교위는 지난 3년간 제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말복 지나자 폭염이 수그러들기는 했다만 여전히 부채나 선풍기를 끼고 지내야 해. 옛 어른들은 더위를 사고팔았는데(?), 대보름날 아침에 소락때기(큰소리)를 지르면서 “내 더우 내 더우~” 그러면 말대꾸를 하는 사람이 더위를 뒤집어쓴대. “내 더우 폴랑게 째깐 사주소” “까지꺼 일루 줘보소. 지비 더우 하나 못 사줄 꺼싱가.” 그래놓고선 잔뜩 더위에 혼쭐이 나면 “니 더우 내 더위 맞더우~” 이렇게 말하면서 다른 이웃에게 더위를 되팔았대. 더위팔기를 해대는 통에 늦더위가 기승이었다지.
작년 이맘땐 가족들이랑 몽골 들판에 있었다. 전통 천막집 게르 숙소에 여장을 풀고, 바싹 마른 말똥 낙타똥을 그러모아 모닥불을 지폈어. 기다랗게 늘어진 은하수 아래서 양고기에 보드카를 늦도록 마셨는데, 모기박멸 수도사 이야기를 아마 했었지. 수도원의 술 창고를 지키던 수도사가 있었는데, 항상 고주망태로 취해 코가 빨갛던 사람. 모기들이 그 수도사를 물고 피를 쭉쭉 빨다간 땅으로 곤두박질을 쳤대. 혈관에 피 대신 포도주와 보드카만 흐르기 때문. 누가 몰래 술 창고를 털어서 술을 마셔도 무사한 게 쩔고 쩐 술냄새가 항상 그 수도사에게 진동했기 때문이었지. 세상엔 누구 빼고 주정뱅이도 한 명쯤 필요해.
백두산 자락만 해도 밤엔 서늘할 거야. 통일되면 여름 피서는 걱정도 없을 텐데 말이지. 손에 가득 채운 보드카 칵테일 잔을 하나 들고서, 윗옷을 홀라당 벗고 반바지 팬티 바람으로 집에서 뒹굴뒹굴하는 ‘나른한 행복’을 가리켜 핀란드에선 ‘칼사리캔니’라 한다지. 칼사리캔니를 하고 있으면 더위팔기를 굳이 하지 않아도 되겠지.
어떤 몽니의 속옷 차림 감옥 기행을 떠올려보는 얘긴 아니올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북한 매체가 13일 공개했다. 북한이 최고 지도자가 타국 정상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한 건 처음이다. 오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러 간 밀착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러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 등을 둘러싼 사안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이날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전화 대화”를 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가 취할 “모든 조치들에 대해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는 데 대해 굳게 확언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두 정상은 “호상(상호)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라며 “접촉을 더욱 긴밀히 해나가기로 합의했다”고 통신은 밝혔다. 북한 매체가 최고 지도자의 외국 정상과 회담이나 서신 교환 외에 전화 통화를 공개한 건 처음이다.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가 형성됐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미·러 정상회담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크렘린궁은 12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통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회담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독립국가연합(CIS) 국가의 정상 등 우방국 지도자들에게도 연락했다. 우크라이나가 배제된 채 이뤄지는 이번 미·러 정상회담에서는 3년 6개월간 지속해온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또는 종전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 대통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이 쿠르스크 지역을 해방하는 과정에서 제공한 지원, 이 과정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군인들이 보여준 용기, 영웅주의, 그리고 희생정신을 높이 평가했다”고 크렘린궁은 전했다. 또 북·러 조약에 따라 “모든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고, 두 정상의 “개인적인 접촉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고 크렘린궁은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전 휴전 또는 종전 협상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설명한 것으로 관측된다. 휴전 또는 종전 협상 시 러시아 쿠르스크 전장에 있는 북한군 철수 문제와 전후 복구사업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러시아에 1만4000명을 파병했고, 지난 6월에는 공병과 건설 노동자 6000명을 추가 파병하겠다고 약속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전쟁을 함께 치른 주체로서 일종의 전리품을 나누는 논의가 진행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북한을 고립시키지 않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러·우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가 다른 국가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과 거리를 둘 것이란 전망이 제기돼왔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약소국을 배제하고 강대국 간 협조 체제를 구축하는 게 트럼프식 외교”라며 “러시아와 멀어지지 않으려는 북한의 불안감이 읽힌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러시아가 ‘북한 패싱은 없다’는 신호를 주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 정상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센터장은 “김 위원장과 현재 가장 가까운 푸틴 대통령이 미국을 향한 북한의 청구서를 대신 받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미국을 향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전제로 대화 의지를 내보인 바 있다. 이 밖에 북·러 매체가 ‘접촉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점을 두고,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산업 분야의 인공지능(AI) 전환을 위해 주무 부처들이 협력에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산업 AI 전환(AX)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고위급 회의를 열고 부처 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산업부 김정관 장관과 문신학 1차관, 과기정통부 배경훈 장관과 류제명 2차관이 참석했다.
산업부는 “피지컬 AI(AI가 로봇·자율주행 등에 적용돼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것)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다가오면서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원천기술과 응용기술의 경계가 허물어져 양 부처의 협력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부처 간 협업 없이는 AI 3대 강국 진입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회의 사유를 밝혔다.
산업부와 과기정통부는 제조 AX(제조업의 AI 전환), 피지컬 AI, AI 반도체를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양 부처는 실제 협력 성과를 만들기 위해 공동사업을 추진한다. 산업부가 현장 중심의 기술개발과 하드웨어 부문에 강점이 있고 과기정통부가 원천기술 개발과 소프트웨어 부문에 강한 만큼, 양 부처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협력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첫 과제로 올해 지역의 AI 전환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기획할 예정이다.
또 차관급 정책협력 협의체를 만들기로 했다. 협의체는 공동의 사업과 정책을 발굴해 각 부처 사업이나 운영 중인 민관 협력체에 연계하거나 협력할 방안을 찾는다.
전문가 교류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각 부처의 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데이터·인력을 교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상대 부처에 각 부처의 전문가를 추천해 전문가들이 다양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양 부처는 이날 합의한 세 가지 방향을 중심으로 협력을 보다 구체화할 수 있는 세부 방안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얼마 전 <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위즈덤하우스, 2025)이 출간되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세 계절 동안 라디오에 연재했던 에세이 원고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제야’나 ‘마침내’ 같은 부사가 어울릴 듯하나,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쓰는 사람으로 지내면서 깨달은 사실은 각각의 책에는 그 책만의 삶이 있다는 것이다. 이삼십대에는 출간에 대한 조급함이 있었다. 그 시기에 책이 꼭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 강박으로 이어져 불안정한 상태로 나를 내몰기도 했다. 시의성이라는 말로 나의 성급함을 두둔했지만, 돌이켜보니 책의 진가는 특정 시기에 예속된 것이 아니었다. 좋은 책은 언제고 빛을 발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자, 당장의 반응에 신경 쓰기보다 좋은 책을 쓰기 위한 고민이 깊어졌다.
책이 예상보다 일찍 나오게 되면 독자들을 빨리 만나서 좋고, 하염없이 출간이 늦어지면 원고를 다시 살필 시간을 벌어서 좋았다. 관점을 달리하니 모든 책은 ‘때마침’ 나오는 것이었다. 게다가 이번 책은 밤에 펼쳐지는 이야기로 가득하니 계절을 탈 염려도 없다. 밤은 매일 찾아오는 것이니까. 눈 밝은 편집자는 글마다 필사할 수 있는 페이지를 마련해두었다. 그는 밤이라는 시간은 따라 쓰기 좋은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때도, 그것이 내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때도 밤이라고 했다.
본디 나는 필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어떤 문장을 따라 쓰는 시간에 다른 문장을 하나 더 읽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더 많이 읽는 것이 더 넓어지는 길이라고 믿었다. 다독은 분명 견문을 넓혀줄 테지만, 읽은 책을 소화하지 않고 넘어가니 나중에 그 책을 떠올렸을 때 머릿속이 부옜다. 줄거리가 점차 희미해지다가 이내 등장인물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 종내에는 그 책을 읽었는지조차 가물가물해졌다. 필사를 시작하고 깨달은 것은 잠시나마 그 문장을 내 쪽으로 끌어당길 수 있다는 점이었다.
한 자 한 자 쓰는 시간은 한 문장 한 문장 읽는 시간보다 길었다. 그러나 천천히 흐르는 시간 속에서 선명해지는 게 있었다. 바로 나였다. 문장을 따라 쓰는 시간은 그것에 끌려가는 게 아니라 그 속에서 내 고유한 리듬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책 속 주인공과 내가 지긋이 마주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주인공의 선택 앞에서 함께 고민하고 문장에 스며든 그의 감정을 헤아리다 보면 나를 둘러싼 공기가 일순 팽팽해졌다. 낮이 바깥으로 넓어지는 시간이라면 밤은 확실히 안쪽으로 깊어지는 시간이었다. ‘깊은 밤’은 있지만 ‘깊은 아침’은 없듯, 문장들을 따라 쓰면서 나는 밤이 부여한 깊이에 빠져들었다.
어릴 적 밤은 무서운 시간이었다. 귀신 이야기라도 들은 날이면 잠이 싹 달아났다. ‘귀신이 나타나면 어쩌지?’ 걱정하며 머릿속으로 숫자를 거꾸로 세곤 했다. 청소년기에 밤은 하루 중 가장 열띤 시간이었다. 과제하고 문제 풀고 단어를 외워도 밤은 한없이 고요하기만 했다. 성인이 되고 난 뒤에도 밤의 열기는 쉬 사라지지 않았다. 사람들과 어울려 밤을 통과하고 나면 어느새 해가 중천이었다. 여러모로 취하기 좋은 시간이 다름 아닌 밤이었다. 술에 취하고 음악에 취하고 사람에, 분위기에, 이야기에 한껏 취하곤 했다.
이제 내게 밤은 깃드는 시간이다. 오늘 밤이라는 시간에 깃드는 것은 물론, 어젯밤 읽다 만 책에 선선히 깃든다. 하루를 되돌아보며 비눗방울처럼 떠오르는 장면들에 깃들기도 한다. 대개의 비눗방울은 금세 터져버리지만, 개중 어떤 비눗방울은 나를 싣고 그때 그 장소로 데려간다. 해버린 말과 하지 못한 말을 쥐락펴락하다가 만회할 수 있는 내일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책 속 문장을 따라 써보며 크고 작은 후회와 다짐을 하기도 한다. 취하지 않아도 밤은 충분히 깊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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