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트 정부의 국산 수산물 할인지원 예산이 쿠팡·이마트 등 주요 대형 유통업체에 집중 지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할인지원이 수산물 유통의 대형업체 쏠림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22년부터 지난 8월까지 ‘대한민국 수산대전’ 예산 2259억6100만원 중 1648억5500만원(73.0%)이 이마트·쿠팡 상위 10개 유통업체에 지원됐다.
2020년 시작된 대한민국 수산대전은 소비자가 오프라인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할인된 가격에 국산 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해수부가 지원하는 행사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7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다. 정부 지원과 유통업체 자체 할인을 합해 소비자는 최대 50% 저렴한 가격에 수산물을 살 수 있다. 전체 사업 참여자가 45곳인 점을 감안하면 상위 20% 업체에 전체 예산의 4분의 3가량이 투입된 셈이다.
상위 10개 업체 지원금액은 2023년 490억9800만원에서 지난해 552억2600만원으로 늘었다. 지원 비중도 1년 새 68.4%에서 76.8%로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 8월까지 지급된 예산 426억6200만원 중 293억3700만원(68.8%)이 상위 10개 업체에 지원됐다.
업체별로 보면 2022년부터 지난 8월까지 이마트(383억1500만원)에 지원된 예산이 가장 많았다. 이어 롯데마트(234억3900만원), 홈플러스(212억7600만원), GS리테일(126억4300만원), 쿠팡(98억8300만원) 등의 순이었다.
대형 유통업체 할인지원이 소비자 혜택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감사원은 지난달 발표한 감사보고서에서 농림축산식품부가 대형마트 6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농축산물 할인지원사업에 대해 “소비자가 아닌 유통업체에 이익이 귀속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농식품부는 6개 대형 유통업체가 할인행사 시작일에 할인품목 가격을 올려놓고 할인을 진행하는 ‘꼼수’를 썼는데도 이를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부는 정부 몫 할인 지원을 위한 예산이 유통업체에 지급되긴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소비자에게 할인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라는 입장이다.
임 의원은 “해수부가 혈세 수백억원을 투입해 사실상 대형 유통업체의 수산물 판매를 지원하는 셈”이라며 “대형마트·플랫폼 업체의 독과점 강화로 수산물 물가가 오르지 않도록 지원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에서 지난 8월 발생한 대학생 박모씨 고문살해 사건 이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유사 추가 범죄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캄보디아로 출국한 가족과 연락이 두절됐다”는 취지의 신고가 다수 경찰에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광주 광산구에 사는 A씨(20)가 캄보디아에서 연락이 두절됐다는 신고가 들어와 수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6월26일 가족에게 “돈을 벌어 오겠다”고 말한 뒤 태국으로 출국했다. A씨는 8월10일 캄보디아에서 한국의 가족과 마지막 통화를 했다. 이후 연락이 끊겨 가족들이 8월20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가족들은 “A씨가 마지막 통화에서 작은 목소리로 ‘살려주세요’라고 한 뒤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경찰에 말했다. 광주에선 지난해 11월과 지난 4월 각각 출국해 연락이 두절된 20대 남성 2명에 대한 신고도 접수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경북경찰청도 8월22일 “캄보디아로 출국한 B씨와 연락이 끊겼다”는 가족 신고를 받았다. 상주시에 사는 30대 B씨는 8월19일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경찰 신고 뒤인 8월24일 B씨는 텔레그램 영상통화로 가족에게 “2000만원을 보내주면 풀려날 수 있다”고 말한 뒤 다시 연락이 끊겼다.
충북에서도 8월6일 캄보디아로 떠난 20대 남성 C씨 등 3명이 현지에 감금된 것으로 의심된다는 신고가 있었다. C씨 가족은 “아들이 동갑인 지인 2명과 함께 캄보디아로 여행을 갔다가 프놈펜의 한 건물 안에서 감시받고 있다고 카카오톡으로 연락해왔다”며 “계좌가 정지되면 신변이 위험해질 수 있으니 잘 간수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C씨의 계좌는 최근 국내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에서도 캄보디아에 체류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30대 남성 D씨가 8월쯤부터 연락이 두절됐다는 취지의 신고가 접수됐다. 경북 경주, 대구에서도 각각 30대 남성이 캄보디아로 출국 뒤 연락이 끊겼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행방을 찾고 있다.
제주에서는 6~7월 중 캄보디아에 갔다가 현지에서 감금 및 갈취 등 범죄 피해를 당한 뒤 귀국해 피해 사실을 신고한 사례가 3건 있었다. 피해자는 모두 20대 남성이다. 이들 중 한 명은 3500만원 상당의 가상통화를 가족이 전달한 뒤 풀려났다고 진술했다.
다른 2명은 통장(계좌번호)과 스마트폰 등을 갈취당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남에서도 20대 남녀 2명이 캄보디아 범죄조직원들로부터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긴 채 감금당했다가 탈출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 내역을 보면 연락 두절된 한국인 중 다수가 6~8월에 출국한 20~30대 남성들이다. 캄보디아에서 살해된 20대 박씨도 6월 출국했다.
아직 신고되지 않았거나 사실관계 확인이 더 필요한 사안들도 있어 피해 건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경찰청은 이날 “각 지방경찰청을 통해 접수된 캄보디아 관련 신고 건수를 취합하는 중”이라며 “사건별로 유형이 다양해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숨진 박씨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박씨 통장에 들어 있던 범죄수익금 일부가 국내에서 인출된 정황을 확인하고 윗선을 추적하고 있다. 경북경찰청은 박씨를 유인해 캄보디아로 떠나게 한 혐의로 대포통장 모집책 홍모씨를 지난달 붙잡아 검찰에 송치했다. 둘은 같은 대학에 다니던 선후배 사이로, 홍씨는 “캄보디아에 가면 은행 통장을 비싸게 사준다”며 박씨의 출국을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캄보디아 범죄조직이 범죄수익금을 박씨 계좌로 입금받았고, 이 금액 중 일부를 홍씨나 홍씨의 윗선이 국내에서 인출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계좌 거래명세와 통신기록 등을 토대로 홍씨의 윗선으로 추정되는 배후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여성이 출산 후 이용하는 산후조리원 값이 크게 오르고 양극화 현상도 심화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료가 가장 비싼 곳(4020만원)과 가장 싼 곳(120만원)의 격차는 33배에 달했다. 전국 산후조리원 466곳 중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만 266곳(57.1%)이 몰려 있어, 지역 불균형도 심각하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비용 부담에 출산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산후조리 서비스에서조차 양극화가 더 깊어지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우울한 지표다.
민간 산후조리원 이용료는 수백만~수천만원으로 천차만별이다. 9일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기준 일반실의 2주 평균 비용은 366만원이다. 5년 전(274만원)에 비해 34%가량 뛰었다. 영유아 인구가 줄면서 조리원 수는 감소했는데, 조리원을 이용하는 산모들의 수요가 늘자 가격이 물가상승률보다 크게 올라간 것이다.
덩달아 일반실과 특실의 격차도 크다. 입소문이 난 고급 산후조리원은 임신이 확인되자마자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전국 최고가인 서울 강남구 A산후조리원의 특실은 4000만원이 넘는다. 반면 전국에서 가장 저렴한 전북 군산의 B산후조리원은 일반실 120만원, 특실 200만원이었다. 지난해 미국 뉴욕타임스 기자가 산후조리원 체험담을 소개하면서 ‘불평등이 심화하는 한국 사회에서 비용과 계급은 매우 민감한 문제’라고 지적한 것도 양극화 체감도가 컸음을 시사한다.
조리 비용 부담을 줄일 대안은 공공산후조리원인데, 21곳(4.5%)에 불과하다. 그러다보니 가성비 높은 공공산후조리원 입실은 ‘하늘의 별 따기’다.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조리원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산모들이 토로하는 고충이다. ‘원정 산후조리’에 나서야 할 정도로 어느 지역에 사느냐 또한 산후조리에 영향을 미치니, 이러고도 아이를 낳으라고 할 수 있나.
공공산후조리원은 산후조리 시설이 부족한 지역의 접근성을 높이고, 양질의 서비스와 비용 감면 혜택을 제공할 기반이 될 수 있다. 현행법상 공공산후조리원은 지자체 사무로 규정돼 있다. 이제라도 인구소멸 지역부터 시작해 산후조리 지원 정책 전반에 걸쳐 국가의 역할을 재편·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정부도 저출생을 심화시킨 우리 사회의 구조적 요인을 해소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양극화 해소 없이는 인구절벽 앞에 선 국가의 미래가 암울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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