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트 발전 부문 유상할당 비중을 2030년 50%까지 높이겠다는 정부안을 두고 진행된 공청회에서 산업계와 환경단체가 맞섰다. 산업계는 전기요금 인상 등 비용 부담을 호소하며 정부안에 반대했으나, 환경단체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오히려 유상할당 비중을 100%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부는 12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배출권거래제 4차 계획기간(2026~2030년) 국가 배출권 할당 계획을 확정하기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배출권거래제는 기업이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사고파는 제도로, 일정 기준 이상 배출 기업에 연간 배출 허용량을 정해 그 안에서만 배출하도록 한다. 이날 환경부가 제시한 4차 계획기간 배출권 할당계획안의 핵심은 발전 부문 유상할당 비율을 현재 10%에서 2030년 50%까지 늘리는 것이다. 발전 외 부문은 10%에서 15%로 상향한다. 철강∙비철금속∙석유화학 등 탄소로 인한 비용 부담이 큰 탄소누출 우려 업종은 이번에도 100% 무상할당을 유지한다.
발전업계는 유상할당 비율이 상향되면서 비용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며 우려했다. 박성제 한국남동발전 부장은 유상할당 상향으로 발전 공기업의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전기요금이 인상돼 산업·경제적 외부요인이 야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전사에서 비용을 부담해서 배출권 구매를 해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 전환에 소요되는 재원도 부족하게 된다고 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상할당 비율을 10%에서 50%로 바로 올리는 게 아니고 단계적으로 서서히 올려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유상할당 상향 경로를 제시해서 기업들이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환경단체는 유상할당 비율과 속도를 오히려 높여야 한다며 맞섰다. 최창민 플랜1.5 변호사는 4차 할당 계획에선 실질 유상할당 비율을 높여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달성해야 한다며 발전 부문은 100% 유상할당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이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은 크지 않다며 오히려 GDP와 고용, 가계소비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유정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탄소배출 비중이 큰 철강·시멘트와 같은 업종에도 유상할당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탄소국경세 등 국제사회 규제를 감안하면 해당 산업군의 경쟁력 확보 차원을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간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지난 3차 계획기간(2021~2025년) 동안 배출권을 과도하게 할당하며 제도를 너무 느슨하게 운영했다고 지적해왔다. 3차 계획기간에 정부가 책정한 배출허용총량은 연평균 6억970만t으로 올해까지 1억4000만t의 잉여 배출권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배출권을 과도하게 할당한 탓에 올해까지 1억4000만t이 넘는 잉여 배출권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과잉과 맞물려 가격도 하락했다. 지난달 기준 한국 온실가스 배출권
카마그라구입 가격은 1t당 6달러(약 8100원)로 유럽연합(81달러), 미국 (26달러), 중국(10달러)을 밑돈다. 남는 배출권의 가격이 낮을수록 기업이 온실가스 감축에 투자할 유인은 작아지기 때문에 그간 배출권거래제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환경부는 오는 15일까지 온라인·서면으로 의견을 받고, 설명회 등 추가 의견 수렴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이후 할당위원회,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연내 4차 할당계획을 확정한다.
유엔 인권이사회(UN HRC) 산하 독립조사위원회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제노사이드)를 저질렀으며,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이를 선동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16일(현지시간) 발표된 72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는 2023년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4건의 집단학살을 저질렀다고 결론내렸다.
이 보고서가 유엔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지만, 유엔이 위임한 독립 조사위원회가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인정한 것을 처음이라고 CNN은 전했다. 조사위원회는 지금까지 유엔에서 나온 가장 권위 있는 조사 결과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스라엘이 1948년 채택된 집단학살 방지협약에 정의된 집단학살 행위 중 4가지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하고, 팔레스타인인에게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혔으며, 팔레스타인인 집단의 신체적 파괴를 초래하도록 고안된 생활 조건을 의도적으로 강요하고, 팔레스타인인 집단 내 출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강요한 것이 집단학살 행위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조사위원장 나비 필레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을 자행한 데 대한 책임이 있다며 집단학살 방지협약에 명시된 기준을 충족하는 행위를 통해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을 파괴하려는 의도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조사위원회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이삭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장관이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집단학살을 사주했다고 결론지었다.
조사위원회는 사망자 수,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완전봉쇄와 기아로 이어진 인도적 지원 차단, 의료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파괴하는 정책, 어린이를 직접 표적으로 삼은 것을 주요한 근거로 삼았다고 밝혔다.
현재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벌이는 전쟁을 비난하면서도 이스라엘이 집단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국제재판소만이 집단학살에 대한 최종적이고 공식적인 판결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은 즉각 보고서를 비난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왜곡되고 거짓된 보고서를 단호히 거부하며 조사위원회의 즉각즉 폐지를 촉구한다며 해당 보고서가 ‘가짜 보고서’라고 주장했다.
지난 3일엔 세계적 집단학살 전문 연구자들로 이뤄진 국제집단학살자협회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을 저지르고 있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지난달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직원 500명이 튀르크 인권최고대표에게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 진행 중인 집단학살로 규정할 것을 촉구하는 단체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